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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으로서의 운수업 근무에 대한 所懷(소회)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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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으로서의 운수업 근무에 대한 所懷(소회)
 
 
김영익(수원시 운수업)
 
최근 장애인의 사회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고 그 직장환경도 꾸준히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열악한 경우가 많다. 비장애인과 더불어 장애인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지체장애 2급인 필자는 운수업(법인택시 운전)에 종사하고 있다. 내가 종사하고 있는 직장을 중심으로 장애인이 직장생활을 영위하면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나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점들을 짚어 보고자 한다. 
 
장애인이 운수업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운수업에 종사하고자 할 경우 1종 보통 운전면허 소지자라면 학력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가장 손쉽게 취업할 수 있지만, 장애인의 경우(특히 중증장애인 경우) 장애의 상태에 따라 취업의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필자의 직장 소재지인 수원에는 현재 27개 법인택시회사가 있다. 그 중에서 보조 장치를 장착해 중증장애인도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배려 한 업체로는 현재 필자가 종사하고 있는 운수업체가 유일하다. 11여 년간 현직에 종사하고 있지만 핸드 컨트롤러(Hand controller - 양발 또는 다리를 못 쓰거나 또는 절단 된 장애인이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한 보조 장치)를 사용하는 장애인기사는 필자를 포함해서 4명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십여 명 남짓이었으니까 많이 줄어든 셈이다.
 
택시운수업의 근무시간은 보통 주·야간 12시간 맞교대로 이루어지며, 별다른 근태관리가 따로 있지는 않다. 사고 없이 미 입금만 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는 것이 택시운수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택시는 일 년 365일 운행되어야 함으로 미리 배차를 빼지 않으면 쉴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아파도 미리 예고를 하고 아파야지 갑작스럽게 아플 경우 자기 돈으로 사납금을 채우고 쉬어야한다. 그러므로 병원 출입이 비장애인보다 잦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컨디션이 자주 무너지는 사람은 택시운수업을 지속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한편 취업의 기회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비장애인의 전유물로 여겼던 택시운전을 필자와 같은 중증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이 운전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 받았다는 그 자체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운수업체의 환경 개선이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으로서 운수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개선되어야 할 사항도 분명히 있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업체에는 자금지원 내지는 장애인 편익증진에 필요한 혜택이 정부로부터 일정부분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택시운수업계에는 이러한 것이 전무한 실정이다. 장애인수당이나 기타 편의시설에 관하여 해당 관련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전혀 받지 않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현행법상 장애인을 일정수준 고용하고 있다면 이에 따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내지는 지자체로부터 지원이 있다). 오히려 이것에 대한 이의 제기나 의문을 제기하면 그런 제도가 없다고 하거나 골치 아픈 일을 일으키는 것으로 취급받곤 한다.

또한 핸드 컨트롤러를 현재 장애인 기사의 부담으로 장착 하고 있는데, 설치비가 출장비까지 포함해서 대당 70만 원선의 고가이다(차에서 다른 차로 옮기는 설치만 해도 30만원이다).
물론 택시 한대 배차해주는 것만으로 감지덕지 하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사실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 부분을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핸드 컨트롤러는 한번 장착을 하면 폐차 될 때까지 사용하게 되는데, 이 비용에 대한 부담을 기사와 업체가 절반씩 부담하여 핸드 컨트롤러를 장착할 수 있었으면 한다. 더욱이 이 부분에 대한 비용부담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나 관련 지자체로부터 무상 장착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필자가 오랫동안 택시운수업을 하면서 느낀 바에 의하면, 대부분 비장애인 택시기사들을 보면 직업의식이 없는 것이 아닐까하고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 하루살이 인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태반이다. 적어도 필자의 주변에서 본 바로는 그렇다. 그런 면에서 장애인 기사들은 비교적 건전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편이다.

모든 직종이 다 그렇겠지만, 운수업체에도 일하고자 하는 장애인들에게 요구되는 첫째 항목은 근면 성실이다. 이것이 비장애인기사와의 차별성이고 장애인의 취업기회를 넓히는 계기라고 볼 수 있다.

근면한 장애인 기사들이 보다 개선된 환경에서 근무가 가능하다면, 운수업계와 같이 힘든 직종에서도 장애인 고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본다. 나아가 장애인 고용이 확대되면, 일반 시민들에게도 비장애인 못지않게 우수한 장애인 직장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도 넓히게 되어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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